모든 역사를 통틀어서 금수저로 통칭되는 부유계층은 항상 존재해왔다. 한 시대의 지배층은 피지배층에 대한 권력을 행사하였고,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21세기는 가난이 죄가 되는 세상이다. 인간의 이동수단은 도보에서 자전거, 자동차, KTX, 에어라인으로 발전해 왔다. 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존재하는 사회는 변하지 않는 것일까?
부자들은 무엇이 다를까? 바로 피지배층을 지배할 수 있는 도구를 독점하게 된다. 조선시대에서 양반계급이 평민들을 지배하는 도구는 글이었다. 천민이 글을 배우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고, 글을 통해 생각과 사상을 전파하면서 그들만의 지배 체계를 공고히 해 나간 것이다.
오늘날 부자들이 피지배층을 지배하는 수단은 무엇인가? 바로 자본이다. 자본이 많은 개인과 국가는 자본이 없는 계층을 지배하게 된다. 자본이 지배 도구로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구가 증가해오면서 1인당 생산량은 증가해왔다. 생산을 위한 요소는 자본과 노동이다. 인간은 무수히 공급되었고 노동에 비해 자본의 생산한계율이 높았기 때문에 자본을 통해 지배가 가능했던 것이다.
자본을 가진 국가는 후진국인 나라에 투자라는 명목으로 심장 깊숙이 파고들게 되고 수익성이 높은 기업과 요지의 토지를 선점하면서 해당 국가의 생산물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게 된다. 결국 후진국의 근로자들은 열심히 일은 하지만 구매력을 올라가지 않고 자본의 지배력은 강해질 뿐이다.
개인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근로소득을 벌어 모으지만 노동의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물가가 상승하면서 근로소득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가치는 올라가지 않는다. 반면 자본의 수익률을 날로 증가해간다. 자본이란 속성은 한계수익률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자본의 핵심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게 쌓여온 자본의 통제력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슘페터의 파괴적 창조라는 개념이 있다. 과거 산업구조를 상당히 벗어난 파괴적인 서비스/기술은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차원이 다른 산업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자본주의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창조적 파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시대마다 금수저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본이 세습되기 때문이다. 세대가 바뀌면서 상속되는 부의 총량은 늘어가고, 자본의 지배 속성도 세습되게 된다. 한번 근로자로 태어난 사람의 2대, 3대의 자손 또한 근로자로 살아가라는 법이 있나? 여기서 슘페터의 논리를 가져와보면 기존의 자본의 통제력이 강한 시대에서 창조적 파괴를 통한 산업구조가 바뀌게 된다면 인간의 생산력은 향상되게 되고 결국 자본의 생산 한계량을 뛰어넘는 흙수저가 금수저를 이겨버리는 꿈같은 시대가 도래한다는 의미이다.
최근 AI나 머신러닝을 등에 업은 신기술들이 나오고 있다. 노동의 종말,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 등 자극적인 문구를 단 책들이 출시되고 있는 현재, 인간의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결국 로봇의 뛰어난 연산력과 정보력은 인간의 불완전한 사고 구조를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도구다.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과 공감력들은 로봇의 기능과 결합하여 인류 역사상 전후무후한 1인당 생산량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기존 사업이 무너지고 새로운 산업이 지배하는 시대, 자본 한계 생산율이 낮아져 부의 세습이 의미 없어지는 시대, 그런 시대가 도래한다면 인간 개개인의 능력과 지식의 공유는 더 이상 금수저라는 이슈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 다만 현재에 충실하고 근로의 가치를 분에 넘치게 보상받으며, 더 이상 가난이 더 이상 죄가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라 필자는 확신한다.
하지만 우리는 2020년 현재를 살아간다. 아직까지는 과거에도 그래 왔듯이 자본이 노동을 지배하고 자본수익률이 1인당 생산율을 뛰어넘는 시대다. 쉽게 말해 돈이 돈을 버는 시대인 것이다. 근로소득은 우리의 생활과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는 근로소득과 동시에 자본소득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다. 소득의 일부분을 저축하고, 저축분을 가지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뛰어들어 높은 자본수익률 경험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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