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월 경상수지는 64.1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였다. 한 국가의 GDP는 가계의 지출, 기업의 투자, 정부의 재정지출에 더하여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더한 경제 규모를 의미한다. 2020년 2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써 외국인들의 우량 투자처가 될지 셀 코리아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 시스템 내에서 생존하는 우리들은 경상수지를 통해 한국의 대외 경쟁력을 알 수 있고, 세계의 투자자들에게 한국이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 가늠할 수 있다. 경상수지는 자본수지와 금융계정과 함께 국제수지 통계로 집계된다.
국제수지통계는 일정기간 내 국가 내의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발생한 경제적 거래를 체계적으로 집계한 통계이며, IMF 의 국제수지 매뉴얼 <BPM6>에 따라 작성하게 된다. 국제수지 규모를 통해 무역과 외환정책 수립을 하게 되며, 거시적 경제분석에 도구로 사용된다. 그중 자본수지는 재화와 서비스 등의 거래 없이 채무관계를 정리한 것이며, 경상수지는 대외국과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한 규모를 집계한다.
경상수지는 쉽게 말해 한국과 대외국간의 비금융 경제거래 규모를 집계하는 통계지표이며,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나뉘게 된다. 상품수지는 일반상품, 비화폐금융 및 중계 무역 순수 출 거래 규모를 의미한다. 서비스수지는 가공서비스, 운송, 여행, 건설 등 12개 항목으로 구성한다. 본원소득수지는 외국인들의 금융자산 및 부채와 관련된 배당금, 이자소득 등 투자소득과 근로소득을 계상한다. 마지막으로 경상이전소득수지는 외국에 거주하는 교포로부터의 무상원조, 증여성 송금 등을 집계한 자료다.
금번 집계된 경상수지 흑자 중 상품수지는 전년동월 대비 11.6억 달러 증가한 65.8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서비스 수지는 적자를 나타내고 있지만 전년 동월대비 0.9억 달러 축소한 14.5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본원소득수지는 8억 달러 증가한 12.5억 달러로 확대되었다. 이는 한국 내의 외국인이 벌어들인 소득보다 해외에 거주 중인 교포의 소득이 더 높았다는 의미이다. 이전소득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5.2억 증가하여 0.3억 달러 규모로 흑자 진입을 달성하였다.
금융계정은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의 합계 지표이다. 보통 경영참여를 통해 직접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직접투자, 주식/채권 거래 규모를 집계하는 증권투자, 파생금융상품거래를 계상하는 파생 금융상품, 대출/차입 등의 기타 투자 마지막으로 통화당국이 보유한 외환 보유액의 변동 금액을 집계하는 준비자산으로 분류된다.
금융계정의 직접투자는 내국인 20.7억 달러 증가 / 외국인 국내투자가 8.3억 달러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 28.7억 달러 증가/ 외국인 국내 투자 3.7억 달러 증가를 보였다. 파생금융상품은 9.3억 달러가 증가하였으며, 기타 투자는 자산 6.6억 달러 증가 / 부채 2.6억 달러 감소 한 수치를 보였다. 준비자산은 1.0억 달러가 감소하였다.
한국의 경상수지가 흑자가 나면 경제는 어떤 의미일까? 경상수지 흑자는 결국 한국에서 생산되어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수출규모가 확장되는 것을 의미하며, 자국민들의 소득수준과 경제규모 확대를 통한 고용확대 / 대외신용도 증대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경상수지 적자가 난다는 것은 자국민의 소득 수준과 대외신용도가 하락하며 유동성이 축소되는 등 원/달러 환율이 급증하여 유가증권시장이 하락세로 흔들리는 경제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인 높아지는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가진 나라들은 경상수지 적자가 나더라도 머니프린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3월 한 달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경제는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진단키트와 마스크 수출 등으로 K 방역시스템을 자랑하지만, 한국의 주요 수출 교역국인 중국과 미국의 경제규모가 축소되는 경우 한국 또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경상수지와 더불어 준비자산인 외환보유액의 경우 국가 경쟁력이 추락하게 되면 외환 보유액의 이탈 속도는 급속도로 증가한다. 신흥국의 경우 외환보유액의 규모를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하는 이유이다. 2020년 3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02.1억 달러이다. 이는 전월대비 89.6억 달러가 감소한 규모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로 인해 변동성이 급증하는 시장 안정화 조치와 달러와의 급강세에 따라 외화자산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 밝혔지만, 한 달새에 90억 달러(KRW 11조 원)에 달하는 규모가 빠진다는 점은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이유이다.
3월 말 기준 한국은 외환보유액 4,002.1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자산 중 유가증권이 3,579억 달러로 89.4%를 차지하며 예치금 317.2억 달러, 금 47.9억 달러, SDR(Special Drawing Rights) 33.2억 달러, IMF 포지션 27.8억달러로 구성하고 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홍콩(4,461억 달러), 대만(4,797억 달러), 인도(4,815억 달러) 에 이어 놀랍게도 세계 9위 수준이다.
최근 동학개미운동의 연장으로 국내 우량주뿐만 아니라 뉴욕증시에 상장된 우량주에도 개미들의 투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정보력이 부족한 개미들의 앞선 투자 행력이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는 4월이다. 현재는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장에서 3월 말 기준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미 증시의 변동성 추이를 살펴보며 거시경제의 흐름을 확인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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